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다보면 통증에 대한 치료 못지않게 스스로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연세가 들면서 체중은 늘어나고 하체 근력은 점점 약해지면서 퇴행성 질환이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빠진 경우를 정말 많이 봅니다. 비단 연령 때문만이 아니라 스트레스나 과중한 업무 등으로 운동은 못 하고 먹기만 해서 급격히 체중이 불어난 경우, 수술이나 부상 이후 움직이지 못하면서 다리 힘이 약해진 경우, 의욕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기만 하면 발목이나 무릎이 아파 금방 중단하게 되는 경우에도 비슷한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분들을 볼 때마다 침이나 물리치료 받으러 한/양방 병원에 가는 수고의 일부라도 운동에 기울이라는 얘기를 하게 되는데요. 이때 환자분들의 반응을 잘 들어보면 흥미로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
나름 운동을 하려고 하다가 통증이 발생해서 찾아오는 분들은 욕심이 앞섰거나 적절한 운동방법을 몰라서 그런 것이죠. 그러니 적합한 운동방법과 운동단계만 잘 설명해드리면 금방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설명이나 지시를 오해한 부분은 없는지 중간점검 하는 건 필수입니다. 문제는 아무리 운동의 필요성을 설명해도 이런저런 이유 대기에 여념이 없는 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분들이 본인의 건강에 무심하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아마 아닐 겁니다. 제 설명이 미진했거나 마음 깊숙이 이해가 안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바쁜 일상생활 중에 꾸준히 운동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일테지만 그렇다고 포기하거나 방치해선 안 되니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임상에서 정말 절실히 느낍니다. 거창한 이론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그 순간 그 자리에서 환자의 눈높이에 맞는 설명을 해주는 것이란 사실을 말이죠.
환자가 운동을 스스로 하지 못한 이유를 경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바빠서 운동 못한다는 분들에게는 집에서 TV보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권합니다.
<사진1>
오늘 제가 소개하는 운동은 <사진1>처럼 기대앉은 상태에서 오금으로 수건을 꾹 누르는 겁니다. 힘을 줄때나 안 줄때나 옆에서 남이 보기엔 거의 티가 나지 않지만 허벅지에 손을 대보면 근육에 힘이 들어갈 때 딱딱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참 쉽죠? 이것도 못 하겠다면 그건 본인의 의지 문제 맞겠지요?
<사진2>
<사진3>
이게 무슨 운동이 될까 생각하는 분은 의자에 앉아 <사진2>를 따라하거나 <사진3>처럼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운동해도 됩니다. 단 하나 주의할 사항은 다리를 내릴 때 천천히 내리는 것입니다. 뚝 떨어뜨리듯 내리면 관절이나 근육에 무리가 갈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면 저렇게 몇 초나 유지하고 한번에 몇 회, 하루 몇 세트를 해야되나 궁금해 할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렇게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면 글 쓴 제 의도가 일단 성공한 겁니다. 환자분들에게 운동을 가르쳐드리고나서 다음번 내원했을 때 환자분에게서 그런 질문이 나와야 시도라도 해본 겁니다. 막상 혼자서 해보면 아주 세세한 부분에서 궁금한 것 투성이인게 당연하죠. 그래서 크게 위험할 게 없고 부작용이 없는 경우라면 일단 재미삼아 속는 셈치고 따라하는 게 중요합니다. 수건 둘둘 말아서 오금 밑에 놓고 쉬엄쉬엄 누르는 겁니다. 물론 튕기듯이 누르는 것보다는 지그시 누르는 게 더 좋겠죠. 허벅지 위에 손을 얹고 있으면 딱딱해졌다 풀리는 허벅지 근육을 느낄 수 있다고 앞에서도 언급했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운동할 때는 뚝 떨어뜨리지만 않는 것만 주의하면 됩니다. 다리를 올릴 때 내릴 때 천천히 하면 더 좋겠지요.
나이가 들수록 하체근력이 중요하다는 말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제 아침저녁 제법 선선한 가을입니다. 이 좋은 날씨에 건강하게 두 다리로 걸을 수 있는 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 행복을 보다 많은 분들이 평생토록 누리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