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이 가로수길을 덮고 있는 11월, 일교차 심한 날씨 때문에 건강관리에 더욱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때쯤부터 갑자기 많이 병원을 찾는분들이 있는데 바로 안면신경마비로 인한 ‘구안와사’ 환자입니다.
구안와사는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자다 일어났을 때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한 쪽 얼굴에 평소와는 다른 얼얼한 느낌을 호소하고, 눈이 감기지 않아 비누로 세수를 할때 눈이 따갑게 됩니다. 입이 돌아가거나 늘어져 침을 흘리고,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먹을 때 새어 나오고 평소에는 잘 불던 휘파람이 불어지지 않습니다. 심한 경우, 미각이 없어지거나, 소리가 크게 들리기도 하고, 균형을 담당하는 평형감각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이런 증상들을 느끼신다면 바로 한의원이나 병원을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으나 대개 임상에서 보면 대개 몸이 피로하거나 스트레스, 수면부족 과음 등으로 몸이 많이 약해진 상태,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찬바람을 쏘인 후 발생되어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동맥의 부종 등으로 인한 신경의 압박, 안면부위의 추위로 인한 면역학적 염증, 정신적 충격이나 감정적 불안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흔히 고혈압 환자에게서 약 4~5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구안와사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벨 마비(Bell-palsy)’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귀 주변에 분포한 안면신경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벨 마비의 80% 가량은 한달 내에 자연스럽게 증세가 완화되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하면 마비된 부위에 신경통 같은 통증이 남거나 마비 증세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귀의 외이도 부분에 심한 통증과 물집을 유발하는 람세이 헌트(Ramsay-Hunt)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벨마비보다 증상이 심하고, 후유증이 남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그 밖에 교통사고나 폭행에 의한 신경의 손상으로 발생할 수 있고, 만성중이염과 진주종성 중이염같은 이비인후과적 문제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을 일으킬수 있습니다.
간혹 뇌출혈이나 뇌종양 등으로 인한 중추성 안면신경마비의 경우도 있습니다.
구안와사는 발병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합니다. 이 시기를 놓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를 않으면 여러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완치될 때까지는 꾸준한 치료와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초기의 한약물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모든 병에서와 마찬가지로 구안와사도 발생원인에 따라 두가지로 구분합니다. 갑작스런 사기의 침범으로 마비가 오는 통증이 심한 실증(實症)과 몸과 마음이 약해진 상태에서 육체적 정신적 과로까지 겹쳐 입이 돌아가는 허증(虛症)으로 구분한후 더불어 환자의 체질적 조건을 따져서 가장 적절한 한약물을 선택합니다.
한약물 복용과 더불어 침치료와 봉침, 약침치료, 부항치료를 통하여 안면의 경근과 마비된 안면근육의 혈류를 개선하여 마비된 근육과 신경에 영양을 공급하여 손상된 조직의 재생과 재활을 도와줍니다.
환자분 스스로 안면부 근육운동과 마사지를 열심히 하는것이 중요합니다.
안면부 운동은 ‘아, 에, 이, 오, 우’등을 소리내며 표정근운동을 주로 하면서 더불어 껌씹기, 풍선불기 등을 합니다. 양측을 같이 운동해도 무방하나 마비된 측을 의식적으로 힘을 더 준다는 마음으로 하는 것이 조금 더 효과적입니다.
또한 마비된 얼굴부분을 꾸준히 마사지를 하면서 자주 따뜻하게 해주어 기혈순환을 촉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소 구안와사(안면신경마비)의 예방및 조속한 치유와 후유증의 최소화를 위해서는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관리하고, 평상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린한방병원 병원장
한의학박사/전문의 주병주